가을 대표축제의 진화, 진주남강유등축제 16일간 대장정

2025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4일부터 19일까지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열린다. 전통 유등과 3D 홀로그램, 드론쇼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올해 축제는 ‘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라는 주제로, 가을밤을 빛과 예술의 장으로 물들인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빛의 축제’

경상남도 진주의 대표 문화행사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올해로 74회를 맞았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군사 신호와 가족 안부를 전하기 위해 남강에 띄운 등불에서 유래한 이 축제는, 지금은 국내외 관광객 150만 명 이상이 찾는 가을 명소로 성장했다. 올해 행사장은 진주성 일원과 남강 수변을 중심으로 조성되었으며, 7만여 개 유등이 구간별 테마를 이루며 설치됐다.

올해 축제는 전통 유등의 아름다움을 계승하면서, 드론과 미디어 파사드, 홀로그램 등 첨단 연출을 더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행사 기간 내내 진주성의 촉석루남강 다리 위를 배경으로 유등이 반짝이며, 관람객은 강을 따라 걸으며 역사의 흐름과 빛의 감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개막식부터 성황…불꽃과 드론이 수놓은 밤

개막일인 10월 4일 저녁 8시, 초혼점등식과 함께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됐다. 유등소망 퍼포먼스, 주요 인사 영상 인사, 드론쇼, 불꽃놀이 순으로 이어진 개막식은 약 10분간 화려한 불빛의 향연으로 진행됐다.
특히 남강 수면 위로 펼쳐진 수상 불꽃과 수백 대의 드론이 만들어낸 형상들은 ‘POWER OF KOREA’라는 주제 문구와 함께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불꽃·드론쇼10월 4일, 10일, 18일 총 세 차례 열린다. 관람을 원하는 방문객은 시작 시각인 오후 8시보다 30분가량 일찍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드론쇼는 바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촉석루와 진주교 사이 구간이 가장 안정적인 관람 명소로 꼽힌다.


축제 동선과 관람 포인트

행사장은 진주성 내부와 남강변으로 구분된다. 진주교, 천수교, 공북문, 촉석루를 잇는 동선이 주요 관람 루트로, 부교 통행권(6,000원)을 구매하면 강 위를 걸으며 유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부교에서 바라보는 유등은 물 위에 반사된 불빛이 더해져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소망등 터널’은 붉은빛 청사초롱으로 구성된 체험형 공간으로, 개인의 소망을 적은 등이 터널을 수놓는다. 유료 체험비는 1만 원이며, 사진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진주시는 올해 관람객 편의를 위해 16개 임시주차장을 운영한다. 진주공설운동장, 혁신도시, 농산물도매시장 등 주요 거점마다 셔틀버스가 순환 운행되어 차량 정체를 줄였다. 각 주차장은 700~1,400면 규모로, 축제 기간 대부분 무료로 개방된다.


지역경제와 문화관광의 결합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축제장 주변에는 진주운석빵을 비롯한 지역 특산품 매장이 늘어섰고, 청년 창업 브랜드 중심의 푸드존도 새로 조성되었다.
운석빵은 2014년 진주에서 실제로 떨어진 운석에서 착안된 상품으로, 오징어먹물과 견과류 앙금을 넣어 만든 수제 간식이다. 공북문 인근 매장은 관광객 휴식 공간으로 인기가 높으며, 축제 관람 후 들러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방문객이 많다.

또한 올해는 제74회 개천예술제와 2025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동시에 개최되어, 축제 기간 내내 진주 도심이 공연과 전시, 퍼레이드로 활기를 띠었다.


진주성, 문화유산과 야경의 조화

축제의 중심 무대인 진주성은 경상남도 대표 사적지이자, 남강을 내려다보는 명소다. 축제 기간에는 성곽과 촉석루가 조명으로 밝혀지며, 유등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방문객들은 성내에서 진주대첩 기념관을 관람하거나, 야경 감상 포인트로 알려진 의암을 거닐며 역사와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진주시는 안내 부스를 확대 설치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표지판을 추가했다. 또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부교 통행 인원을 시간대별로 제한하고, 우천 시에는 일부 구간을 임시 폐쇄할 방침이다.


2025년 가을, ‘빛으로 엮은 평화의 메시지’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를 넘어, 전통과 기술이 결합된 ‘문화융합형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역사적 상징성을 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 연출을 강화했다”며 “진주가 대한민국 대표 가을축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가을밤, 남강 위를 수놓은 7만 유등은 과거의 전통과 미래의 기술이 만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진주는 그 빛 속에서, 평화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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